내가 고른 게 아닌데 만족스럽다? 디토 소비가 대세가 된 이유


[2024 트렌드] 디토 소비(Ditto Consumption)란? 정보 과잉 시대를 사는 똑똑한 소비 가이드

안녕하세요! 트렌드를 읽어주는 블로그입니다.

혹시 쇼핑할 때, 수많은 옵션을 비교하다 지쳐 "그냥 저 사람이 산 걸로 주세요" 혹은 "내가 좋아하는 유튜버가 추천한 거니 믿고 사야지"라고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만약 그렇다면, 여러분은 이미 '디토 소비(Ditto Consumption)'의 한가운데에 있는 것입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선정한 2024년 10대 소비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인 '디토 소비'. 오늘은 이 개념이 정확히 무엇이며, 왜 지금 우리가 이토록 '따라 하기'에 열광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활용할 수 있을지 완벽하게 정리해 드립니다.


1. 디토 소비(Ditto Consumption)의 정의와 유래



'나도(Ditto)'라는 공감의 언어

'디토(Ditto)'는 라틴어 '딕투스(Dictus, 말한 바와 같다)'에서 유래한 단어로, 영어권에서는 "이하 동문", "나도 그래"라는 뜻으로 쓰입니다. 우리에게는 걸그룹 뉴진스의 히트곡 제목으로도 익숙한 단어죠.

소비에서의 '디토'란?

경제 용어로서 디토 소비는 "나의 가치관이나 취향을 반영하는 대상(사람, 콘텐츠, 채널)의 선택을 주저 없이 따라 하는 소비 현상"을 의미합니다. 단순히 유행을 쫓는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와는 다릅니다. 밴드왜건이 "남들이 다 하니까 나도 한다"는 군중심리라면, 디토 소비는 "나와 취향이 맞는 특정 대상을 신뢰하여, 그들의 선택을 나의 선택으로 대체하는 합리적인 과정"에 가깝습니다. 즉, 복잡한 의사결정 과정을 생략하는 일종의 '외주화'인 셈입니다.

2. 왜 지금 '디토'인가? 정보의 홍수와 결정 장애



소비자들이 스스로 물건을 고르기보다 남의 선택을 따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핵심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시간의 가치에 있습니다.

정보 과잉(TMI)과 포보(FOBO) 증후군

현대 사회는 정보가 너무 많습니다. 샴푸 하나를 사려 해도 수백 가지 브랜드와 수만 개의 리뷰를 마주합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은 '더 나은 선택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FOBO, Fear Of Better Options)'을 느끼며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합니다. 이를 '결정 피로(Decision Fatigue)'라고 부릅니다.

'시성비'를 추구하는 전략

이제 소비자에게 가장 중요한 자원은 '돈'뿐만 아니라 '시간'입니다. 제품을 하나하나 비교 분석하는 데 1시간을 쓰는 것보다, 내가 신뢰하는 전문가나 인플루언서가 1분 만에 추천해 주는 제품을 사는 것이 '시간 대비 성능(시성비)'이 높다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즉, 디토 소비는 게으름이 아니라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생존 전략입니다.

3. 디토 소비의 세 가지 유형: 사람, 콘텐츠, 커머스



디토 소비는 크게 무엇을(또는 누구를) 따라 하느냐에 따라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① 사람 디토 (Person Ditto)

가장 강력하고 흔한 형태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인플루언서, 연예인, 혹은 특정 분야의 전문가를 따릅니다. 특징: 단순히 제품의 스펙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라이프스타일 전체를 동경하고 모방합니다. 예시: "내가 좋아하는 브이로거가 쓰는 컵이라면 내 감성에도 맞을 거야", "IT 유튜버 잇섭이 추천한 보조배터리라면 믿을 수 있어."

② 콘텐츠 디토 (Content Ditto)

영화, 드라마, 웹툰,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 속의 분위기나 스타일을 소비합니다. 특징: 콘텐츠의 서사나 미학에 매료되어, 그 속에 등장한 장소, 의류, 소품 등을 구매합니다. 제품 그 자체보다 제품이 가진 '스토리'를 소비하는 형태입니다. 예시: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보고 시골 감성의 조리 도구를 구매하거나, 드라마 주인공이 입은 코트 브랜드를 찾아 구매하는 행위.

③ 커머스 디토 (Commerce Ditto)

특정 유통 채널(플랫폼)의 안목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형태입니다. 특징: 개별 상품을 따지기보다 "이 쇼핑몰에서 파는 거면 믿을 수 있어"라는 인식이 기저에 깔려 있습니다. 플랫폼의 큐레이션 능력이 핵심입니다. 예시: "마켓컬리에 입점된 식품이니 맛있겠지", "올리브영 랭킹 1위니까 실패는 안 하겠지", "무신사가 제안하는 코디니까 트렌디할 거야."


4. 디토 소비의 긍정적 측면과 효율성



디토 소비는 현대 소비 생태계에서 긍정적인 기능을 수행합니다.

1. 의사결정의 최적화: 쇼핑에 드는 막대한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해 줍니다. 절약된 시간은 자기 계발이나 휴식 등 더 가치 있는 곳에 쓸 수 있습니다. 2. 실패 확률 감소: 이미 검증된 취향과 안목을 빌려오기 때문에, "사고 보니 별로더라"는 실패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일종의 '안전한 선택'을 보장받는 셈입니다. 3. 새로운 취향의 발견: 혼자라면 절대 알지 못했을 브랜드나 스타일을 큐레이터(대상)를 통해 접하며 자신의 취향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5. 주의해야 할 함정: 맹목적인 따라하기



하지만 모든 트렌드에는 그림자가 존재합니다. 디토 소비 역시 경계해야 할 지점이 분명합니다.

* 과소비와 충동구매: 내가 정말 필요한 물건인지 고민하기보다, "저 사람이 샀으니까"라는 이유로 불필요한 지출을 할 위험이 큽니다. 주체성 상실: 타인의 취향을 맹목적으로 따르다 보면, 정작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잊어버리게 됩니다. 나의 고유한 개성이 사라지고 타인의 복제품이 될 수 있습니다. 상업적 기만에 대한 취약성: 뒷광고나 조작된 리뷰, 과장된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속아 넘어갈 수 있습니다. 대상에 대한 신뢰가 높을수록 배신감과 피해도 큽니다.

6. 나만의 주관을 지키는 현명한 디토 소비 전략



디토 소비는 2024년,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흐름입니다. 정보 과잉 시대에 타인의 안목을 빌리는 것은 아주 스마트한 전략입니다. 하지만 '참고'가 '정답'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현명한 디토 소비자가 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태도가 필요합니다.

1. 필터링(Filtering) 능력 키우기: 대상이 추천하는 모든 것을 수용하지 말고, 나의 경제 상황과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것만 선별하세요. 2. '왜(Why)' 질문하기: "저 사람이 사서"가 아니라 "저 물건이 나의 어떤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가?"를 한 번 더 자문하세요. 3. 취향의 주체는 '나': 디토 대상은 나의 취향을 찾아가는 '가이드'일 뿐, 주인은 나 자신임을 잊지 마세요.

타인의 훌륭한 안목을 빌려 나의 시간을 아끼고, 그 아낀 시간으로 나만의 고유한 취향을 더 깊이 탐구하는 것. 이것이 바로 2024년 우리가 지향해야 할 진정한 의미의 '스마트 디토 라이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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